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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fax/안희용 2009.03.09 08:03 조회 수 : 4769 추천:19
||0||0병원에 갇혀 묵여 사는지라
쉽게 시간을 내지 못해 힘들게 돌아서 그 섬에 들어갔읍니다.

역시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하겠더군요.
야생화 꽃을 사랑하여
봄의 향기를 맡으러 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뒷산을 오르더군요.

저도 장비챙기고 올라갔읍니다.
역시 꽃밭이더군요.
이렇게 많은 바람꽃, 복수초, 노루귀를 본적이 없었거든요.

여기저기 온갖 포즈로 진사분들이
야생화를 담기에 여념이 없읍니다.
저도 갓 초보딱지 뗀 실력으로 이리저리 담습니다.

헌데 제 눈에 이상한 장면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꽃 주변의 낙엽을 깨끗이 치우고 찍는 장면이었읍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순간 떠 오르더군요.

아무리 저는 찍어도 좋은 사진이 안 나오던데
올라오는 사진들이 한결 같이 멋있었는데
이런 연유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하나 배웠읍니다.

그런데 문제는 치웠던 낙엽을 그냥두고 가더라는 것입니다.
꽃님을 누드로 만들어 찍었으면
다시 입혀놓아야지요.
찬 바닷 바람에 죽지나 않을까 걱정이 들었읍니다.

저는 나름 덮어주고 가는데
뒤에 사람이 기다리면 꼭 한마디 했읍니다.
"찍고 덮어 주세요"

노루귀!
내일 다 죽지 않을까 심히 염려되었읍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몰리니
진정으로 꽃을 담으러 온건지
등산이 아닌 유희를 즐기는
여느산악회에서 온 것인지------

음식에, 막걸리에
큰소리로 떠들고 완전히 난장판이라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꽃에서 삶의 위안과 안정을 얻고자 하는 제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그런 분들도 계셨읍니다.

또 한 장면!
저 죽어서 풍도에 묻힐뻔 했읍니다.
야생화를 담으러 간것인지
야생화를 깨러 간것인지
모종삽을 들고 오신분을 보았읍니다.

12시 30분경
중턱에서 왼쪽 철조망 근처에 계셨던
연세 지긋한 세분!
설마 우리 회원분들은 아니시겠죠.

작으만 바위앞에 복수초를 캐어 옮겨
복수초 4형제를 만들어 놓고 찍으려 하더라고요.
제성격이 외향적이고 좀 거칠었으면
한마디 했을 겁니다.

무심코 2-3분 지켜보았더니
저를 의식해 움찔하더니만 그래도
카메라 걸고 찍으려 하더군요.

저 너무 한심했읍니다.
올바른 성품과 인격으로 연륜을 쌓으신것이 아니라
치졸한 꼼수로 나이를 들으셨구나 생각했읍니다.

제가 유명한 야생화 군락지를 찾아 세번째 다녀오면서
많은 실망을 했읍니다.
무분별한 자연휘손과
꽃을 사랑하는 마음에 앞서
자기사진에 대한 욕심이 강한 진사분들이 많다라는 것을 느꼈읍니다.

나 자신도 나도 모르게 무수한 실수를 했겠지만
조금이라도 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갖어야겠다는 생각을 또 해 봅니다.

본의 아니게
대다수의 꽃을 사랑하시는 분들을 폄하하지 않았나 염려됩니다.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고----

글 쓰다보니 출근시간이 늦었네요.
즐거운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김윤곤님 전화드렸어야하는데
제 일행이 있어서 못드렸읍니다.
다음 기회에 한번 찾아뵙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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