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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석/김낙호 2009.03.11 10:39 조회 수 : 5278 추천: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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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을 뚫고 쏟아지는 햇살이 거실 마루바닥에 길게 깔린다.
창 넘어 불곡산의 잿빛 숲도 어느새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밝은 빛으로 반짝인다.
그래 봄이 오고 있는 게야.

어디만큼 오고 있는지 봄 찾으러 사진기 둘러매고 중앙공원으로 들어섰다.
생강나무와 산수유의 노란 꽃망울이 주렁주렁 열렸고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가
노릿노릿 흐느적거린다.
얼음 녹아 흐르는 물소리가 봄의 소리 왈츠 되어 들리는 탄천 뚝에 어느새 버들
강아지 소록소록 꽃을 피웠다.
꽃이 핀 버들강아지를 담아보려고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대던 중 이상한 점을
보았다.
같은 버들강아지인데 장끼(숫꿩)깃털처럼 화려한 색의 꽃을 피우는 놈도 있고
까투리(암꿩)처럼 푸르스름한 단색으로 별로 볼품없는 꽃을 피우는 놈도 있다.
종자가 다른 건가?

집에 와서 조사해보니 버들강아지는 암 수 딴 몸이고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게
숫꽃, 작고 초라한 게 암꽃이란다.
대다수가 암꽃을 피우고 있고 숫꽃은 드물게 보인다.
배움은 평생을 다해도 모자란다더니 봄 찾으러 나갔다가 새로운 공부 하나 했다.
버들강아지의 정명은 갯버들,일반적으로 버들강아지라 부르고 방언으로 버들개지
라고도 한다.

가지에 물이 듬뿍오르고 푸른 잎 무성해지면 버들개지 가지 꺾어 버들피리 한 번
멋드러지게 불어봐야지.


숫꽃


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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