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싱아/최미라 2009.06.08 00:03 조회 수 : 5912 추천:3

서울에서 6일 새벽 3시 30분 출발하여 장수대에 도착하니 5시 30분.

먼저 와 계신 은강 님. 플레이아데스 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차량 한 대로 산행 출발지인 한계령 휴게소로 이동을 하니
시야를 가릴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새벽 6시경인데, 연휴라서인지, 등산객 차량이 많아  한 쪽에 겨우 차량을 주차시키고 산을 타기 시작한다.
모두들 판쵸나 비닐 외투를 입은 모습들인데,  걍  얇은 윈드자켓을 걸치고 산을 탄다.
입구부터 함박꽃나무가 유혹한다. 높거나 먼 거리의 함박꽃나무만 보아오다, 지척의 나무꽃을 지나칠리가 없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어 몇 컷을 한다.


오르막길 계단을 오르다 보니, 흰정향나무와 처음 본 나무꽃이 앙증맞게 유혹한다. 또 몇 컷을 하고..

갈 길은 먼데,  산앵도.두루미.금강애기나리.등등이  간간이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
1시간 30분 예정한 한계령 삼거리까지 3시간을 걸려 도착한다.
중간에 아침을 먹었기에 삼거리에서 쉬지 않고 귀떼기청봉을 향해 곧바로 출발한다.
길섶에 봄꽃과 여름꽃이 뒤엉켜 피어 있거나 필 준비를 하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서 걷고 또 걷는다.
연영초는 지고 있고, 만병초는 필 준비를 하고 있다.


귀떼기청봉 못미쳐서 털개회나무며, 털진달래, 홍괴불나무, 흰병꽃나무, 붉은병꽃나무, 이름모를 열매달린 나무등을 열심히 담았다.
전 번에 너덜지대를 지나칠때는 안개비에 젖어 있어서 미끄러워 힘들었는데,  이 번에는 뽀송하여 미끄럽지 않으니 한결 수월하다.
그러나 능선 산행의 묘미인 설악의 장관을 짙은 안개로 인하여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일행들 모두가 이 곳 산행이 처음이라 기막힌 장관을 꼭 보여 주고 싶었는데....
전망좋은 곳에서 흰인가목도 만나고,  매발톱나무와 세잎종덩굴이며 요강나물도 만난다.


귀떼기청봉에 들어서면서 가방을 줄이고자 점심을 먹는다.
그냥, 반찬 몇 가지와 밥을 섞어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었는데, 시장이 반찬인지, 모두들 별 불만없이 드셔서 안심한다.
후식으로 구공탄 님이 가져오신 수박으로 실컷 배를 채우고. 오미자물이며. 매실물. 냉커피. 냉수가 준비되어 있다.


포만감을 안고 길을 재촉하자마자 설악 기생이 유혹한다.
태백기생한테 쓰라린 기억이 있어 쭈뼛거리다 결국은 유혹에 못이겨 납짝 엎드려 본다.
목표로 했던 꽃중에 기생꽃과 솜다리와 활짝 핀 만병초와 바람꽃, 범꼬리만 담으면 안산을 타지 말자고 했는데,
기생꽃을 담았으니, 다른꽃들만 보면 된다. 또 길을 재촉한다.


어느 순간 플레이아데스 님이 소리를 치신다. 솜다리다.!!!
어디요..?  
아고야... 구공탄 님은 벌써 저만치에 갔는지 소리쳐 불러도 대답은 없고.. 솜다리는 담아야 되겠고...
모르겄다. 옆으로 해서 바위 위에 올라 위~버젼이 아닌 아래~버젼으로 열심히 솜다리를 담는다.
담으면서 내려다 본 솜다리가 어찌나 예쁘던지..
입으로 감탄하면서 눈과 손으로는 열심히 작업중이다.
저 아래 배낭에 핸드폰 진동음이 들린다. 내려가 받아보니 구공탄 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왜들 안내려 오냐고...
무조건 뒤로 백하여 오라고 하니 솜다리를 포기하겠단다. 아쉽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다시 바위위에 올라 몇 컷을 한다. 

 

 구공탄 님이 걱정되어 발길을 재촉하니, 구공탄 님은 무더기의 설악기생과

한 창 연회중이다. 그 화려한 연회에 낑가서 다시 카메라에 담는다. 이 번에는 햇빛도 있다.
아쉬운 연회를 뒤로 미루고 다시 길을 재촉...  인사하는 연영초며, 매발톱나무며, 설악아구장나무, 요강나물, 풀솜대, 두루미,
덜 핀 바람꽃이며, 덜 핀 만병초를 만난다.

은강 님왈,  "분명히 성질 급한 넘이 있을것이다".

 

뒤에서 은강 님이 소리쳐 부르신다. 바람꽃이다..!!!
우리는 내려온 철계단을 다시 오른다. 어디요..?
세상에나....  바위 아래에 소담히 피어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아야 하는데, 어찌나 예쁜지....
은강 님과 플레이 님은 아래로 내려가 열심히 담으신다. 무서워 못내려간 나는 위에서 몇 컷하고는 플레이 님께 카메라를 건네어
들이대기를 부탁한다. 아쉽게도 구공탄 님은 메모리카드와 베터리가 동시에 나가 더이상은 눈으로만 담아야 한단다.
카메라 기종이 달라 빌려줄 수도 없고...

시간은 어느덧 5시가 넘는다. 구공탄 님은  갈 길이 멀어 날이 어두워 질까봐 애가 타기 시작하는데,   바람꽃에 미친 진사 님들이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속이 타기 시작한다.
반대편에서 등산객 한 명이 올라 온다. 뭣들 하냐고.. 어여들 가라고.. 갈 길이 멀다고.. 잔뜩 겁을 준다..
우리는 카메라를 가방에 넣기로 한다. 내려가는데 힘을 쏟자고...


머지않아 은강 님이 뒤에서 또 소리 치신다. 만병초가 활짝 피었다...!!!!
어디요..?  어머나....!!! 정말 활짝 핀 모습의 만병초가 있다.
솔직히 이번 산행을 주도한 주 목적이 갠적으로 이 만병초를 보기 위함이었다.
백두산에서 담아온 만병초만 구경해 오던 차라 설악에 자생한단 얘길 듣곤 만병초가 제일 보고 싶었던 것이다.
앞서 가던 구공탄 님께는 죄송하지만 다시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카드가 꽉 차서 지워 가면서 몇 컷을 하였다.
목표로 하였던 모든 꽃을 다 보셨다며 은강 님과 플레이 님이 대 만족하신다. 덩달아 기분이 좋다.


다시 발길을 옮기자 마자 또 발목을 붙잡는게 있다 바로 범꼬리다. 범꼬리도 볼려면 서울에선 멀리 나가야 하는데,
날짜와 스케줄 조정이 힘들어 몇 해째 못 본 녀석이다. 다시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내어 카드를 지워가며 몇 장을 담는다.
이제야 여한이 없다. 미련없이 내려가는 일에만 전념을 해야쥐....
철계단을 열심히 오르니 구름의 이동 모습이 찬란하다.  이제야 설악 능선다운 광경이 펼쳐져 있다.
모두들 감탄하며 어쩔 수 없이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시간은 7시가 다 되어가고..
길을 재촉하는데, 마지막 빛에 큰앵초는 왜 그리 예쁘며, 저만치 숲개별인지, 풀솜나물인지가 왜 그렇게 두 눈을 현혹하는지....
마음에 철벽을 치고 길을 재촉하다보니 대승령에 다다른다.  저녁8시다.  안심이다.


이 곳부터는 길을 잘 알기 때문에 안심이 되어 잠시 쉬어간다. 배도 고프고 갈증이 나지만, 먹을게 없어 당귀 몇 잎을 할 수 없이 뜯어 먹었다.
쓴 잎을 씹으며 많은 생각을 해 본다. 다시 조심조심 길을 내려온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이제야 다리도 아프고..
다행히 플레이 님이 여분의 후레쉬를 챙겨 오셔서 각자 후레쉬를 비추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대승폭포의 길다란 폭포를 달밤에 구경하면서 하산을 하였다.
그야말로 휘영청 달밝은 밤에 산을 내려온 것이다.  달밤이 밝아서인지  멋있는 운무까지 보는 행운이 주어졌다.

 

장수대에 도착하여 주차 시켜 논 차를 타고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10시가 넘는다.  그 많던 차량들도 몇 대 안보인다.
휴게소 식당은 불이 꺼져 있었고 대신에 포장마차가 있어서 따뜻한 어묵과 컵라면을 은강 님께서 사 주셔서 그야말로 맛있게 요기를 하였다.
정말이지 평생 잊지 못할 꽃탐사와 산행일 거라며 모두가 한목소리다.


밤이 깊어 아쉬운 이별을 고하며 각각 포항과 서울을 향해 go go~~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넘는다. 꼬박 24시간을 움직인 것이다.  구공탄 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멀리 포항에서 오신 은강 님. 플레이아데스 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0090606 663.jpg

 

 

20090606 664.jpg 20090606 006.jpg 20090606 011.jpg 20090606 012.jpg 20090606 035.jpg 20090606 063.jpg 20090606 07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