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에 핀 그리움
글 : 야물다
사무치게 보고파서
그 길을 따라 갔는지 모른다.
기다림에 지쳐서
그 길을 따라 갔는지 모른다.
가슴속에 다그쳐 오는 상념들을 잊으려
그 길을 따라 갔는지 모른다.
앞에는 그리움이 걸어 갔고
뒤에는 기다림이 따라오고 있었다.
그리움은 쉬지않고 걸어 갔고
기다림은 돌아 볼 사이도 없이 나를 떠 밀고 있었다.
따라가지 못할 그리움인지도 모른다.
만나지 못할 기다림인지도 모른다.
그 그리움과 기다림 사이에서
보고픔을 안고 가고 있다.
그리움은 그리움 대로, 기다림은 기다림 대로,
그렇게 산 모퉁이를 돌아 가고 있었다.
한 모퉁이를 돌아서면
시리도록 아픈 하얀 그리움도 있었고,
또, 한 모퉁이를 돌아서면
터질것 같은 노란 기다림도 있었고,
그리고 또, 한 모퉁이를 돌아서면
채워지지 않을 빨간 보고픔도 있었다.
그렇게 알수없는 그리움을 찾아
하루종일 그 길을 따라 갔다.
.
.
.
찌든 일상이 차오를 즈음이면 화악산을 찾아 가곤 하였지요.
그런데 화악산은 80% 이상이 맑은 정상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아래쪽은 햇살이 눈부시도록 쨍하여도
정상 근처만 오르면 늘 안갯속이었습니다.
그곳엔 봄부터 가을까지 수 많은 꽃들을 피워내고 있었지요.
등산로를 따라 숲속길을 가기도 하고,
잘 닦아놓은 송신소길을 따라가기도 하지만
모퉁이를 돌아 갈때마다 늘 새로운 꽃들은 언제나 피어나 있었지요.
지금 피워내고 있을 꽃들의 보고픔에 찾아갔고,
지금쯤이면 피었을것 같은 그리움에 찾아갔었지요.
나에게 화악의 꽃들은 보고픔과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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