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셤장에 아들 넘 밀어넣고
멍허니 하늘 바라기만 하기 싫어서
보현산 자락 별빛마을 언저리에 있는
은강님 댁에서 두부를 만들어 묵기로 했네요.
하루 전에 은강님께서 콩을 불려놓으셨고
가는 길에 방앗간에 들러 기계로 콩을 갈았슴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어릴적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어가며
가마솥에 물을 넣어 불을 지폈지요. 은강님께서 준비해주신
나무를 아궁이에 넣어 열심히 끓였슴다.
물이 펄펄 끓으면 불린 콩 갈은 것을 넣고 잘 저어줍니다.
밑에 눌게 되면 탄내가 나기 땜시 열심히 저어야 했슴다.
콩물이 끓어 넘칠라 하면 언능 찬물을 부어야 넘지 않습니다.
두 번 끓이고 시야주머니에 부어 물을 걸려냅니다.
걸린 덩어리는 맛있는 비지가 되고 거른 물에 간수를
부으면 덩어리가 응고되어 생깁니다.
틀에 주머니 깔고 응고된 물을 붓고 무거운 돌로
눌러 놓으면 맛있는 두부가 되구요.
응고된 물을 걸러서 기냥 묵으면 순두부가 됩니다.
은강님 덕분에 고소하고 맛있는 두부를 배불리 묵고
남는 두부 가져오고 비지는 낼 아침 끓여 묵을라 합니다.
은강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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