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은 새로 나올 시집 이름을
'벌블'이란 말로 짓고, 벌벌 벌블하다 보니
남녘 끝 큰 벌판 하나가 떠올랐다.
벌판은 벌, 벌은 그 벌블의 줄임,
산과 산 사이 작은 마음 에움이여
실개천 에둘음이여,
좁은 벌은 새발그뉘, 새부리뉘
나는 어려서부터 이런 작고 그윽한 이름들이 좋았다.
작은 동네 지나 안골로 가는 큰동네를 싯나라
더러는 미리내 기운 쪽
배롱꽃이 그새 두번째 피었다 지고
밥주걱 같은 북두칠성이 문지방에까지 꽃혀 있었다.
소년은 어느새 자라 조랑말 타고
그 안동네에 장가들고 싶었다
모닥불 앞에서 점둥개와 함께 쭈그리고 앉아
햇고구마를 잘도 굽던 아이,
차르륵 차르륵 밝은 현호색 개똥불을 좇다가
골목길을 벗어나 산등성이에 오르면,
참말, 개불알 같은 그 홍자색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일부러 개불알을 개씹꽃이라 했다가
좀더 철 들어서 오줌꽃, 장가들 무렵엔
요강꽃이라고 불렀다.
나이 점잖은 어른들은 그걸 알고 이냥저냥 오가며
까마귀오줌통꽃이라고 불렀지만
안마을 사람들은 큰기침하며 그 냄새 때문에
진저리, 진줘구, 진자리, 지린내꽃이라고 불렀다.
새마을 사업 한창 땐 복주머니라고 고쳐 부르더니
요새는 너나없이 아이들도 그냥 돈주머니라고 부른다.
<시인 송수권 작>
우연히 시를 감상하다가 이 작품을 발견하였습니다.
복주머니란에 대해 이처럼 잘 표현한 작품이 있나 싶습니다.
복주머니란을 상상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보내세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결혼합니다. [6] | 학지 | 2024.04.15 | 77 |
1154 |
사진전시실 둘러보기..
[8] ![]() |
박하 | 2009.09.24 | 2666 |
1153 |
배풍등
[9] ![]() |
야물다 | 2009.09.24 | 2755 |
1152 |
달력 신청하신분 선정작품입니다..
[8] ![]() |
박하 | 2009.09.28 | 5208 |
1151 |
강원도 양구를 가다
[9] ![]() |
學知 / 홍순곤 | 2009.09.28 | 3431 |
1150 | 세로사진 달력신청받습니다. [9] | 學知 / 홍순곤 | 2009.09.29 | 3269 |
1149 |
floma 회원여러분~!!
[9] ![]() |
學知 / 홍순곤 | 2009.09.30 | 2698 |
1148 |
floma 포항회원 야생화사진전
[15] ![]() |
플레이아데스 | 2009.09.30 | 2908 |
1147 |
편안한 고향길 되세요 ^^*
[7] ![]() |
뻐꾹채/이상헌 | 2009.10.01 | 2921 |
1146 |
말한 입은 사흘이다.
[5] ![]() |
學知 / 홍순곤 | 2009.10.01 | 2841 |
1145 | 들국화 시리즈(쑥부쟁이류) [4] | 하늘공간/이명호 | 2009.10.04 | 3067 |
1144 |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말
[4] ![]() |
學知 / 홍순곤 | 2009.10.05 | 3240 |
1143 |
2009세계디자인경영포럼
[5] ![]() |
야물다 | 2009.10.06 | 3655 |
1142 |
프로마 달력 추가 신청
[2] ![]() |
김효 | 2009.10.06 | 3790 |
1141 | 들국화 시리즈(2.구절초류) [4] | 하늘공간/이명호 | 2009.10.06 | 3496 |
1140 |
팜플렛 빠트린게 있어서..
[2] ![]() |
플레이아데스 | 2009.10.07 | 3531 |
1139 | 서혜경교수의 피아노 연주회초청 [2] | 표창기 | 2009.10.07 | 3531 |
1138 |
다래
[8] ![]() |
박하 | 2009.10.07 | 2667 |
1137 | 맛만 보고 왔습니다. [5] | 금강석/김낙호 | 2009.10.09 | 3123 |
1136 |
뿌리를 내릴 때까지
[6] ![]() |
學知 / 홍순곤 | 2009.10.09 | 2844 |
1135 |
남모르게 흘린 땀과 눈물
[3] ![]() |
學知 / 홍순곤 | 2009.10.09 | 3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