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금강석/김낙호 2010.04.01 20:38 조회 수 : 3918 추천:4

아무리 눈,비,바람으로 심술을 부려도 

올 것은 오고야 맙니다.

밭뚝에 피어난 냉이꽃이 어느새 이 땅을 봄이 점령했음을 알려줍니다.

 

 

                                          

 냉이꽃이 피었다

네가 등을 보인 뒤에 냉이꽃이 피었다
네 발자국 소리 나던 자리마다 냉이꽃이 피었다
약속도 미리 하지 않고 냉이꽃이 피었다
무엇 하러 피었나 물어보기 전에 냉이꽃이 피었다
쓸데없이 많이 냉이꽃이 피었다
내 이 아픈 게 다 낫고 나서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 듯 보일 듯이 냉이꽃이 피었다
너하고 둘이 나란히 앉았던 자리에 냉이꽃이 피었다
너의 집이 보이는 언덕배기에 냉이꽃이 피었다
문득문득 울고 싶어서 냉이꽃이 피었다
눈물을 참으려다가 냉이꽃이 피었다
너도 없는데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 듯 보일 듯이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 듯 보일 듯이 냉이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