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가연 2010.09.13 15:50 조회 수 : 2926

 

 

낮 달

                            가연/정진용


비 그친 산길에서

우산 없이 뛰어 왔다는 걸 알았을 때

비로소 숲이 보인다


급한 발길에 차인 돌멩이 몇 개나 될까

개울 건너오며 흐려놓은 물속에서

발자국 찾을 수 없구나


꽃잎 하나 제대로 보지 않고

나무 한 그루 거두지 않은 채

앞장서려고 뛰기만 했던 나


지나쳐 오며 무엇을 보았고

딛고 온 땅은 얼마나 되는지

지금도 여전히 빈손

젖어버린 옷 한 벌 남았다


이제 산그늘에 갇혀 어디로 가나?

해거름에 떠오른 달

나보다 빨리 가려다 산등성이에 걸렸구나



* 월간 한올문학 (2010년 6월호, page 102) 게재 신작시

 

  늦은감이 있지만 플로마에 입성하였으니 이제부터라도 꽃잎 하나 제대로 보고

  나무 한 그루라도 거두기 위해 앞장서려고 뛰지 않고 주위를 잘 살펴서 지혜로운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결혼합니다. [6] 학지 2024.04.15 106
494 제주야생화 최우수단체 선정 [15] file 학지 2012.04.25 3042
493 '만원의행복'님이 누구세여? [6] file ───나리。 2012.04.27 4809
492 개인전을 하고 있답니다. [28] file 해밀 2012.05.01 11179
491 서울에서 만날수 있는 제비꽃 정리 [6] file 김효 2012.05.02 2694
490 픽셀크기의 변화에 따른 포스팅되는 현상 [1] file 朱木/김봉두 2012.05.04 4328
489 시, 혼유석 위 목련꽃 한 잎 / 호세, 최영화 [6] file 호세 2012.05.04 4248
488 고속도로에서 .. ( 펌글입니다 ) [5] 몽돌 2012.05.08 2820
487 수배합니다 [8] file 몽돌 2012.05.09 3036
486 시, 좀씀바귀꽃 / 호세, 최영화 [5] file 호세 2012.05.13 4051
485 안면식당 조개칼국수 [11] file 학지 2012.05.15 2914
484 [글마루] 시대와 호흡하는 전통, ‘전주한옥마을 [3] 민트 2012.05.20 4075
483 시, 당신은 훈풍으로 오시나요 / 호세, 최영화 [4] file 호세 2012.05.20 3859
482 해를 품은 달? 달을 품은 해? [10] file 돌콩 2012.05.21 2786
481 찾습니다.. [5] file 라파엘 2012.05.22 2775
480 시, 초파일 비가 내린다 / 호세, 최영화 [8] file 호세 2012.05.27 2745
479 만약 달지 않으면 바로... [11] file 짓짓짓짓 2012.05.28 2439
478 쪼갠 수박으로.. [12] file 석천 2012.05.28 2606
477 야생화체험마당 광고 [8] 김효 2012.06.03 2686
476 시, 유월 현충원 / 호세, 최영화 [6] file 호세 2012.06.03 3866
475 양산 원동매실 주문 받습니다 -취소합니다 [8] 학지 2012.06.05 3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