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령으로 오르는 들머리 부분에서 포천구절초 몇포기 보이더니
능선에는 산구절초가 피어 있다.
명성산 동북방 약사령 고갯길...
이 자리에는 재작년까지 해오라비난초가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었다.
남방계의 식물이 이 추운곳에서 어떻게 자리잡았을까 궁금하여 지난해 다시 올랐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능선을 흥건히 적시던 물줄기도 사라져 버렸다.
지금 이 모양대로
지역행사인 억새축제를 한다고 모두 파 헤쳐서 나무계단을 쌓고 사람들이 습지를 편히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여기서 삼각봉에 이르는 능선과 계곡들이 대부분 습지여서
용담과 자주쓴풀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자취를 감췄다.
때늦은 발견에 해당지역군청에 항의했더니
등산로에 뱀이 많아서 길을 넓혔다고 한다.
차라리 등산객들을 다른 지역으로 유도하든지...
북방계식물들이 터잡은 귀중한 습지를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약사령 고갯길엔 이맘때쯤 쑥방망이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그리고 시작되는용담과 진퍼리용담의 행렬...
대 군락의 용담들을 보고 있으면 점심을 굶어도 허기를 느끼지 않았었는데
도로를 만드느라 풀들을 제거하고 또 무슨 방법으로 공사를 했는지 능선좌우 20m에는 모든 꽃들이 자취를 감췄다.
용담만큼이나 많은 개체 수를 자랑하던 자주쓴풀도
9부능선 풀섶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뿐이어서
이곳의 식생이 원래대로 복원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지 모른다.
분명 이 일을 기획한 부서에 책임을 물어야 할 사항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의 생각은 이렇게 엄청난 생태파괴로 나타나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태도이다.
걸핏하면 자생지 보호한답시고 펜스를 치는 해당지역환경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산정에는 늘 물이 솟고 있어서 제법 많은 물매화들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1km정도를 탐사해도 몇십개체만 남아 있을뿐이다.
삼각봉 바위 이끼위에 터잡은 좀바위솔은 약초꾼들의 손에의해 거의 전멸했고...
바위솔들이 무슨 약재로 좋다는 방송이 있고난 후 부터...
흐르는 물줄기에 철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자라는 식물들의 분포를 볼때 석회암지역에서만 뿌리를 내리는 희귀종 들꽃들도 더러 보이는것으로 봐서
생태습지로서의 보존이 필연인데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종내에는 사람들의 생존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자연습지들이 이런 형태로 무너져 간다면 예측 할 수 없는 대재앙이 올 수도 있다.
한 술 더 떠서
인근 군부대의 포사격장까지 생겼다.
어찌해야 할것인가!
산을 내려 오면서 이 엄청난 환경파괴를 어디서부터 막아야할것인가 생각했다.
사람들과의 다툼은 싫지만 더 이상의 파괴행위가 있어서는 않될 일이기에 틈나는 대로 해당 지자체를 찾아볼 예정이다.
산정에 즐비하던 자주쓴풀을 찾으러 갔다가
엉뚱한 쓴맛만 다시고 왔다.
명성산...
이름처럼 명성이 있는 산으로 남기위해서는 이제 더 이상의 환경파괴행위를 중단하고 복원에 힘써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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