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담장 옆에 맥문동이 몇 알 되지 않는 열매를 달고 있었다.
이 곳은 여름에도 오후 볕만 드는 곳인데
어느 새 열매도 다 떨구고 굿굿하게 버티고 있었다
맥문동을 보는 순간
처절한 삶을 연상시켰다.
저런,저런..
그 잎은 상처투성이..
바람에 찢기고 벌레가 갉아 먹은 흔적들.
사람이라면 벌써 다른곳으로 이사를 갔을테지.
식물은
그 자리 그 곳에서 평생을 살아야 되는 운명
척박한 곳에선 척박한대로 순응하며 이겨내는 인내가 있다.
비록 내가 보기에 측은 한 것이지
맥문동은 더불어 살며 나누어 갖으며 자기 할 일을 굿굿히 했는지 모른다.
벌레에게 팔다리를 뜯겨도 나누는 삶에 길들여 진 맥문동
돈이 억수로 많아 쓰고 남아야 나눔을 갖는다는 사람들의 생각을
식물들은 이해 할 수가 없을 듯하다.
나누면서도 열매를 맺어 후손을 퍼트리는 걸 보면 말이다.
저 잎의 상처는 다 이루어낸 영광에 흔적이 아닐런지...
나는 저들처럼 내 살을, 내 피를 나누어 줄 용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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