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담장 옆에 맥문동이 몇 알 되지 않는 열매를 달고 있었다.
이 곳은 여름에도 오후 볕만 드는 곳인데
어느 새 열매도 다 떨구고 굿굿하게 버티고 있었다
맥문동을 보는 순간
처절한 삶을 연상시켰다.
저런,저런..
그 잎은 상처투성이..
바람에 찢기고 벌레가 갉아 먹은 흔적들.
사람이라면 벌써 다른곳으로 이사를 갔을테지.
식물은
그 자리 그 곳에서 평생을 살아야 되는 운명
척박한 곳에선 척박한대로 순응하며 이겨내는 인내가 있다.
비록 내가 보기에 측은 한 것이지
맥문동은 더불어 살며 나누어 갖으며 자기 할 일을 굿굿히 했는지 모른다.
벌레에게 팔다리를 뜯겨도 나누는 삶에 길들여 진 맥문동
돈이 억수로 많아 쓰고 남아야 나눔을 갖는다는 사람들의 생각을
식물들은 이해 할 수가 없을 듯하다.
나누면서도 열매를 맺어 후손을 퍼트리는 걸 보면 말이다.
저 잎의 상처는 다 이루어낸 영광에 흔적이 아닐런지...
나는 저들처럼 내 살을, 내 피를 나누어 줄 용기가 없다
댓글 4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결혼합니다. [6] | 학지 | 2024.04.15 | 80 |
454 | 먼길 고생들 하셨습니다 ^^* [11] | 섬지기/임경팔 | 2010.04.26 | 2743 |
453 |
스마트폰에서 댓글쓰기
[7] ![]() |
floma | 2010.07.27 | 2741 |
452 | 해밀님..... 일만점 달성 축하드려요 ^^* [7] | 뻐꾹채/이상헌 | 2010.07.27 | 2740 |
451 |
안녕하세요. 무사 귀환 했습니다
[5] ![]() |
귤나라 | 2010.04.13 | 2738 |
450 |
뚜껑별꽃
[15] ![]() |
태공 | 2010.04.26 | 2734 |
449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7] ![]() |
학지 | 2013.08.19 | 2731 |
448 |
남쪽으로 갔었습니다.
[8] ![]() |
모든 | 2010.02.04 | 2731 |
447 |
동네 전시회
[12] ![]() |
돌콩 | 2009.10.26 | 2731 |
446 |
신문에 기사화 되다.
[5] ![]() |
學知 / 홍순곤 | 2009.10.23 | 2729 |
445 | 우르르 꽝꽝 [9] | 은하수/염상근 | 2010.05.24 | 2728 |
444 |
謹賀新年
[7] ![]() |
恩江 | 2010.01.01 | 2728 |
443 |
서울나들이
[3] ![]() |
정문호 | 2009.11.24 | 2725 |
442 | 남방바람꽃 [5] | 돌콩 | 2010.04.29 | 2722 |
441 |
작품 선정 고민
[5] ![]() |
김효 | 2011.11.12 | 2717 |
440 |
해마다
[7] ![]() |
언제나 | 2010.01.03 | 2717 |
439 |
물매화
[9] ![]() |
정문호 | 2009.09.05 | 2716 |
438 |
가을이 오면
[6] ![]() |
학지 | 2012.08.24 | 2714 |
437 | 놀멍 걸으멍 [7] | 금강석/김낙호 | 2009.11.30 | 2714 |
436 |
뒤 돌아 보니 숲이 너무 아름다워
[7] ![]() |
자운영 | 2010.04.29 | 2711 |
435 |
나도 요기는 하고 다닙니다...ㅎ
[6] ![]() |
해길빛 | 2009.10.13 | 2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