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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석/김낙호 2010.11.12 10:53 조회 수 : 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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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가슴 태우며 연모하던

도령님 댁에서 보낸 매파가 왔다는 소식에

수줍어 물들여진 열 일곱 살 순이의 얼굴이

이 만큼이나 붉었을까.

 

뽕주의 향기에 흠뻑 취한 김선달  

흥에 겨워 단가 한 자락 읊어대는데

높은 소리를 토할 때  핏줄 선 목덜미가

이 만큼이나 붉었을까

 

별빛만 초롱한 칠흑처럼 어두운 밤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한 산사의 객방에서

지난 낮  숨조차 멎게하던 내소사의 단풍을

되그리며 뒤척이네.

 

오래도록 늦가을의 여운을 간직하고픈 마음이나

새벽부터 센 바람 가을추위가 온다는

얄미운 예보가 맞아떨어져

시간이 흐를수록 바람소리는 더욱 거세지네.

 

바람이 부는것이야 자연의 흐름이라 하드래도

내일이면 온다는 벗님이 도착할 때까지만

된 바람아 제발  불지말아 주오.

벗님도 오기 전에 저 단풍 다 져불겄소.

 

                                            201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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