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가슴 태우며 연모하던
도령님 댁에서 보낸 매파가 왔다는 소식에 수줍어 물들여진 열 일곱 살 순이의 얼굴이 이 만큼이나 붉었을까.
뽕주의 향기에 흠뻑 취한 김선달 흥에 겨워 단가 한 자락 읊어대는데 높은 소리를 토할 때 핏줄 선 목덜미가 이 만큼이나 붉었을까
별빛만 초롱한 칠흑처럼 어두운 밤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한 산사의 객방에서 지난 낮 숨조차 멎게하던 내소사의 단풍을 되그리며 뒤척이네.
오래도록 늦가을의 여운을 간직하고픈 마음이나 새벽부터 센 바람 가을추위가 온다는 얄미운 예보가 맞아떨어져 시간이 흐를수록 바람소리는 더욱 거세지네.
바람이 부는것이야 자연의 흐름이라 하드래도 내일이면 온다는 벗님이 도착할 때까지만 된 바람아 제발 불지말아 주오. 벗님도 오기 전에 저 단풍 다 져불겄소. 2010.11.10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결혼합니다. [6] | 학지 | 2024.04.15 | 263 |
514 | 플로마 주력 제작 진행 안내 [4] | 김효 | 2010.11.12 | 4601 |
» | 저 단풍 다 저불겄소 | 금강석/김낙호 | 2010.11.12 | 3800 |
512 | 서울은 축제중!!! [1] | 김효 | 2010.11.11 | 3821 |
511 | Les Feuilles Mortes - Milva (Autumn Leaves, 고엽) | 은하수/염상근 | 2010.11.10 | 4315 |
510 | 2010 서울 등축제 [4] | 김효 | 2010.11.09 | 3579 |
509 | 맥문동 단상 [4] | 은하수/염상근 | 2010.11.06 | 3595 |
508 | 시력은 괜찮으신가요? [8] | 해밀 | 2010.11.04 | 4343 |
507 | 물의 시종(始終) [2] | 가연 | 2010.11.03 | 4032 |
506 | 잊혀진 계절 / 이용 (어제는 바빠서리) [3] | 은하수/염상근 | 2010.11.01 | 9973 |
505 | 국 화 주 담던 날 [4] | 은하수/염상근 | 2010.11.01 | 3924 |
504 | 일본 북알프스 종주산행 - 3 [2] | 돌콩 | 2010.10.29 | 3456 |
503 | 간송미술관 전시 안내 [4] | 김효 | 2010.10.28 | 4285 |
502 | 닉네임 바꿨어요 [4] | 파란하늘 | 2010.10.27 | 4493 |
501 | 삶의 지혜 [1] | 가연 | 2010.10.26 | 4053 |
500 | 주력 추가 주문 안내 [15] | 김효 | 2010.10.25 | 4678 |
499 | 좀바위솔 [1] | 가연 | 2010.10.25 | 4182 |
498 | 그렇게 살라 한다 [1] | 가연 | 2010.10.22 | 3713 |
497 | 일본 북알프스 종주산행 - 2 [3] | 돌콩 | 2010.10.22 | 3417 |
496 | 일본 북알프스 종주산행 - 1 [4] | 돌콩 | 2010.10.20 | 3091 |
495 | 엔돌핀 님 10,000점돌파 축하합니다 [8] | 學知/홍순곤 | 2010.10.20 | 28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