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릴듯 하면서도 끈질기게 지속되는 꽃샘추위에 움추려진 어깨가 펴질 줄을 모릅니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야! 미금역으로 나와라. 날씨도 맑은데 C산으로 바람이나 쐬러가게"
"오케이 바리! "
부리나케 카메라가방 울러매고 맘보바지에 방구 새나가듯 잽싸게 집을 빠져나갑니다.
눈녹아 흐르는 팔현계곡물의 청아한 소리를 기대했으나 바닥을 드러낸 계곡의 모습이 심한 가뭄을 얘기해주고 있었습니다.
C산은 야생화의 보고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늦추위로 인해 야생화의 개화가 많이 늦는 모양입니다.
계곡입구에서 해마다 환한 미소로 반겨주던 남산제비꽃의 모습도 잎새에 막걸리자국 점점히 박혀있는 점현호색의 모습도 황금빛 천마괭이눈의 매혹적인 눈웃음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소풍날 보물찾기 할 때마냥 마른 잎속을 주의깊게 살피지 않으면 지나쳐버릴만큼 작고 가녀린 너도바람꽃만이 아직도 매서운 꽃샘바람에 온 몸을 맡기고 하늘거리고 있었지요.
많은 종류의 바람꽃 중에 변산바람꽃과 함께 봄소식을 제일 먼저 전해주는 너도바람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녀
석의 매포(매력의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촘촘히 박힌 주황색 꽃술인데요 만개하기 직전 둥근 원의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이 모습을 담아내지 못하면 그날의 출사는 말짱 꽝이 되는 셈이지요.
위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개체들이 눈에띠여 조금씩 오르다보니 산중턱을 넘어서버렸습니다.
내친김에 정상부에 피어있을 노란앉은부체를 찾아볼 요량으로 정상까지 올랐으나 이제 싹이 돋아나는 상태였습니다.
되돌아 내려오는 길에 애기복수초의 노란 꽃망울을 발견한 외에는 처녀치마도 청노루귀도 아직입니다.
일주일 정도는 더 지나야 여러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비록 많은 야생화들을 만나지는 못했어도 모처럼의 빡쎈 산행에 겨우내 움추렸던 몸이 풀리는듯 하여 나름 보람있는 하루였습니다.
201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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