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이 꽃을 바쳤다
붓꽃과 꽃창포 만개한 서울창포원, 6월 4일부터 붓꽃축제 개최
'난 오늘 노랑과 보라색 붓꽃과 고혹적인 자주 빛의 꽃창포 길을 걷고 또 걸었네.' 언젠가 야생화를 공부하던 지인을 따라 산길을 걷다가 만난 보라색 꽃 군락지. 난처럼 긴 초록의 잎 사이로 붓 모양을 한, 혹은 천사의 날개인양 보라색 꽃잎이 활짝 만개한 꽃을 발견하고는 환호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보라색 꽃에 대한 로망이 있던 터라 숲길에서 만난 그 보랏빛 꽃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봤었다. 붓꽃을 양껏 볼 수 있는 그 계절이 돌아왔다. 2년 전 도봉산역 앞에 개장한 서울창포원(Seoul Iris Garden)은 이맘때쯤이면 늘 한 번 찾게 되는 곳이다. 붓꽃의 개화기가 이쯤이기 때문이다.
휴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서울창포원을 찾고 있었다. 창포원을 들어서자 앞쪽과 오른편으로 붓꽃과 꽃창포가 흐드러지게 핀 습지형 붓꽃원과 습지원이 펼쳐진다. 자생붓꽃원에 있는 보라색 붓꽃과 자주색 꽃창포의 긴 군락지는 마치 카펫을 깔아놓은 듯 곱다. 노랑꽃창포, 부채붓꽃, 타래붓꽃, 범부채 등 푯말에 적힌 이름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꽃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막 개화한 꽃의 모양도 아름답지만 만개를 앞두고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붓 모양의 꽃봉오리는 더욱 아름다웠다.
붓꽃은 흰색, 노랑, 보라색 꽃을 피우고, 꽃창포는 노랑과 자주색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난과 비슷한 잎 모양으로는 구별이 어렵고 개화된 꽃의 모양과 색으로 붓꽃과 꽃창포를 구별할 수 있다. 또한 붓꽃은 5~6월에 개화하지만 꽃창포는 붓꽃보다는 좀 늦은 6월~8월까지 개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붓꽃이 우리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친숙한 꽃이라면, 자줏빛의 꽃창포는 보기 드문 꽃으로 훨씬 더 매혹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귀부인이 연상됐다.
특히 습지원 중앙에는 습지를 가로질러 물가에 핀 붓꽃과 꽃창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나무로 다리를 만들어 놓아 이색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붓꽃이 아름답게 핀 중앙부에는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고 물분수도 뿜어져 나와 싱그러운 초여름날의 창포원 전경과 어울렸다. 붓꽃과 꽃창포 구경 삼매경에 빠진 이들은 물 흐르듯 목재 데크를 따라 자생붓꽃원을 이리저리 거닐며 감동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자생붓꽃원 가장자리로는 정겨운 모습을 한 원두막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모여 담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붓꽃과 꽃창포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출사를 나온 이들도 있었고, 가족들과 함께 나온 이들도 있었는데 모두 카메라에 붓꽃과 꽃창포의 모습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붓꽃원 이외에 서울창포원은 억새원, 약용식물원, 천이식물원, 아로마테라피 식물원, 숲속쉼터, 책 읽는 언덕 등 총 12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무료로 상시 개방(5:00~22:00)되며 주민들에게 생태교육과 여가,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작정하고 다닌다면 한 시간 이내로 볼 수 있지만, 구석구석에 테마별로 포진한 생태원을 천천히 거닐며 다양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식물들을 관찰하면서 돌아본다면 훨씬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오는 6월 4일(토)~6일(월)까지 3일간 붓꽃축제가 서울창포원에서 열린다. 붓꽃과 꽃창포를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니 때를 맞춰 방문하면 꽃구경을 실컷 하는 것은 물론 축제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6월이 가기 전에 꼭 서울창포원에 들러 붓꽃과 꽃창포의 눈부신 자태를 감상해보시길 권한다. 비오는 날이나 비 온 다음날이면 더 아름다운 붓꽃과 꽃창포의 싱그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온 무지개의 여신’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붓꽃은 장미, 튤립, 국화 등과 함께 세계 4대 꽃 중 하나로 우아하고 매력적이어서 많은 문인들과 화가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빈센트 반 고흐와 모네가 즐겨 그렸고, 베토벤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러 갈 때에는 꼭 꽃창포를 들고 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문의 : 02) 954-0031, http://parks.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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