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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채/이상헌 2011.08.04 13:51 조회 수 : 4635 추천:4

 

 

 

 

 

고마리.jpg 

 

 


 




삶을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싶어 했던
나의 바람은 부질없는 욕심이었다
길을 걸어가면서 마음이 가는대로,
이끄는 대로,

내키는 대로
시를 외고 노래하면 된다는 것을
그것이면 족하다는 것을

 
비가 온다
며칠 방을 나서지 않다가
오늘은 창문을 활짝 열어본다
스탠드조명과 모니터 빛에 익숙했던 내게,
눈동자에 절반의 빛만을 허용했던 내게
황홀한 하늘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손을 뻗어본다
이내 빗방울이 하나, 둘, 손등에 닿고
벅차오르는 가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삶이라는 것을 정의하고 싶어 했던 나
탄성인지 신음인지 모를 한마디를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흘린다

"감사합니다"

- 임주현 님, '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