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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염상근 2011.09.22 17:17 조회 수 : 12167 추천:4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 가는군요.
가을 하늘이 쪽빛을 닮아가고 솜사탕 같은 흰구름이 뭉게뭉게 떠 가는 아침
아들을 재촉하여 산소를 갔다가 왔습니다.
아버님 발치에 작은 구멍을 파고 작고 보잘것 없는 나의 고양이를 묻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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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도에 일본으로 출장을 간 아이들 아빠가 뇌졸증으로 쓰러졌지요
응급으로 혈압을 낮추면서 치료를 하고 서울로 이송을 할 때
일본인 의사왈
0.4mm 때문에 산 분이니 좋아 질 가능성이 보인다면서 반려동물을 곁에 두고 만지고 쓰다듬고 하여 정서적인 면을 보충시키라 하더군요

그래서 얻어온 냥이는 등과 얼굴은 까만색
밑에 쪽으로 턱부터 배는 흰색인 암놈이었답니다
다리는 흰장화를 신은 아주 귀엽고 영악한 냥이였지요.


이 아이가 임신을 하자 일본에 유학중인 딸이 임산부 먹이를 보내주었답니다.
그 때는 냥이를 키우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가축병원엘 가도 먹이가 신통치 않고 변기에 넣을 모래도 없던 때였지요
이 아이의 첫배로 태여난 것이 네마리..
모두 분양을 하고 한마리(무대-코가 무대화장한 연극배우처럼 검은 줄이 있어서 그리불렀지요)를 키웠답니다.

 

3월생이니까 19년 6개월.
제가 야행성이라 잠을 안자면 자자고 야옹거리고 출사갔다가 늦께 들어 오면 야단까지 치던 아이
그 아이가 한 보름 전 부터 먹지를 않아서 걍 내버려 두었지요
속이 않좋거나,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밥들을 안먹거든요.
한 이틀 지났는데도 물만 마시기에 병원으로 데리고 갔더니 암이라고 하더군요
암과당뇨,신장까지..
나이도 많고 회복은 어려우니 저더러 마음 준비를 하라고 하는데,가슴이 꽉 막히더군요


어찌해야 좋을찌 난감하더라구요
암튼,링거라도 꽂아 달라 했지요
의사는 부정적이었지만 이것,저것 섞어서 링거를 달고 집으로 왔지요 냥이들은 혈관이 좁아 10시간 이상을 놔야 하기에 밤 12시가 다 되여
3/1정도 남은 것을 뽑아 버렸지만 기운을 못 차리고 저만 부르더군요

무대가 좋아하던 생선을 끓여 체에 바쳐서 그 물만 갖다주어도 고개를 싸악 돌리고..
비틀거리는 아이가 애처럽고 어찌 손을 쓸 방도가 없이 하루,또 하루가 지나 갔답니다

 

어제 밤
눈에 눈물이 고였길래 닦아 주고 손가락에 물을 묻혀 한두방울을 입에 넣어 주는데 숨을 몰아 쉬더군요
늘 늦게 들어 오는 아들이 그 때 들어 왔길래 무대가 가는 중이다하니 머리를 쓰다듬고 이름을 부르니 눈을 마추더이다
그리고는 한 두번 숨을 토하더니 내 곁을 떠났지요
함께 했던 생각이 자꾸만 납니다.
아들도 나도 울면서 보냈지만 울 무대는 조용히 떠났답니다
베로 만들어 둔 수의를 입히고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아침에 일을 치루고 왔답니다

나 보다 먼저 가는 것이 순리이지만 넘 가슴이 아픕니다.


이별은 늘 슬픈 것이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