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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염상근 2011.11.11 10:13 조회 수 : 2929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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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열고 들어 올 수 있는 대문

대문에서 들여다 본 집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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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있는 문이 현관

맨 왼쪽이 서재 가운데가 부억과 리빙룸,오른쪽이 방

일명 펼친 집이라고 어디서든지 정원과 현관이 보이며

해가 떠서 질때까지 집안 구석구석 빛이 들어 옵니다

데크위 의자에 앉아 수다도 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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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룸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한옥 황토방을 꾸며 방과 정자처럼 마루를 깔아 문을 열어 젖히면

삼면의 경치를 볼 수 있고 풀내음과 꽃향이 솔솔...

저 마루에 앉아 포도주를 마시며 떠들고 웃고 했지요

냄편은 이 방 관리담당.ㅎㅎㅎ 군불 지펴주고 새벽에 한차례 더 넣어 주니 일어나기 싫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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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한쪽에 돌식탁

둘러 앉아 고기를 구워 먹었지요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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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구가 기르는 강쥐

순돌이라는 이름을 갖인 강쥐인데 보따리나 빽을 들고 나가면 죽어라 짖습니다

가지 말라고..

저하고 놀다가 지쳐서 휴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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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한 접시입니다



 

 

공무원생활을 하던 친구가 정년 퇴직을 하자 모 대학에서 교수로 모셔갔지요

2년여 다니다가 나도 널널하게 쉬고 싶다고 사표 내던지고

언니들이 살고있는 거창에 터를 마련하고 집을 짓고 떠난게 6년째.

집을 지은 다음해에 가서 놀다 오고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을 했답니다.

첫해에 5명이 차를 끌고 갔더렜는데.. 두 사람이 약간 치매기가 있고 거동이 불편한 관계로

세명만 갔답니다. 나이가 들으니 만나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칭구가 서울 볼일을 보러 올라 올때 잠간씩 얼굴을 보는 것이 전부랍니다.

사징기는 가지고 갔는데 허리로 부터 장등짝으로 통증이 오는 바람에 정작 담아야 될 식탁 사진들을 못 담아서 속상합니다

아래는 제가 칭구에게 보낸 멜 전문입니다.

 

 

남부터미날에서 내려 3호선을 타고

경애와 나는 고속터미날에서 순이와 작별

우리 둘이는 7호선과 9호선으로 갈라져 각자 귀가 했답니다.

7일부터 8일 저녁까지 손끝에 물한방울 묻히지 않고

맑은 공기와 먹거리..

그리고 맛난 수다들이 새록새록 떠 올라 입가에 주름을 만들고 있는 아침이랍니다.

늦가을 여행길이 아름답고 만남에 설레임으로 후다닥 도착한 거창.

아늑한 소도시의 모습 속에 눈에 익은 칭구의 기다림이

어찌나 반갑던지...

얼굴의 표정만으로도 읽을 수 있는 서로의 감성이 너무 감사 하더이다.

삼산이수의 부뉘기 있는 음식점이 나를 사로잡고

갈비탕..,

순전한 맛에 압도 당하는 식도의 환호가 장기를 깨우던 첫 국물.

또 가고 싶은 곳이 한군데 늘었으니 칭구야~~ 채금지슈.

봉x이 아빠도 건강이 그만 해 보여 감사 하고

순돌이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며 사랑이라는 물건이 참 좋구나 라고 느꼈던 날들이었지요

담장을 따라 심어진 유실수들과 잘 다듬어진 잔듸..

절룩이는 다리를 끌고 풀을 뽑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담을 따라 몇 바퀴 돌아 보았지요

매달려 있는 시레기와 마늘..

뒷쪽 데크위에 놓여진 물건들...

은은하게 비취이는 촛불아래 우리의 얼굴은 주름이 사라진

고운 여인처럼 변신이 되고 웃음 소리에 밤은 제 시간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던 시간들 .

냇내음이 짙은 게스트룸에는 봉x이 아빠의 사랑이 가득 차 있었답니다

따끈한 온돌에 허리를 누이며 고즈넉한 시골의 밤이 낯설더이다

소음이 함께한 세월이 나의 일부처럼 ...

새소리에 눈을 떳습니다.

이슬 비가 내려 촉촉한 잔듸가 눈으로 먼저 인사를 하며 잊었던 흙 내음이 코를 자극하더이다.

처음 내려가 살면서

빨래에서 햇볕 냄새가 난다던 칭구의 말이 흙내음을 맡으며 생각이 나는지...

아침 식탁..

직접 구운 와플과 불루베리잼 시럽,자몽주스,요구르트,커피와 바나나

마당을 바라보면서 먹는 아침에 국화꽃 향이 더 없이 행복하게 한 아침식사였답니다

무지 바쁘게 눈치를 보는 순돌이의 식탐도 저를 즐겁게 한 요인이되었고..

온돌이 아깝고 허리도 아프고..

슬며시 내려가 지지던 허리,따끈함과 열어 제친 완자문 사이로 밀고 들어 오는 신선한 바람

완전히 ww호강을 하고 왔네요.

돌아갈 짐들을 챙기며 각자 얻은 옷들을 넣고 밤,토란대까지 넣으니 제법 무거웠지만

사랑을 한가득 짊어 졌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척 행복하더이다.

바쁜 점심..

쉴 사이없이 채린 점심

따끈한 알밥..간도 맞고 맛이 있었습니다

사사끼우동도 적당한 량에 깔끔한 맛에 입이 호강을 했지요

뒷 처리도 못하고 우리를 터미날까지 데려다 주고 배웅까지 해준 칭구..

점점 작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만남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재삼 느꼈지요

다시 만나는 날까지 건강에 유의 하길 바랍니다

오늘 2시에 내과 예약

칭구 말대로 x-ray 찍으러 갑니다

염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