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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2.10 11:12 조회 수 : 3805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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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민원실

                               가연/정진용


협소한 탁자 위 진정서 한통

덩그러니 쓴웃음 희비가 교차하고

끝없이 뻗어 가야 할 내 눈길


미루나무 가지 끝에 겨우 닿아


어지럽게 기우뚱거린다


솟은 뿌리에 걸린 가랑이는


서릿바람에 감겼다


동트지 않는 마루에서


맨발로 뛰쳐나온 날부터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은


어떤 이의 비명도 내 피멍으로


민원실 구석에 통곡으로 퍼트린다


정문 돌덩이에 새긴 내 이름 위로


낯선 이름 덮여 가려져도


걷어내지 못하는 민원실 근무


앞서 간 발자국 흑암만 밟고 걸었다


갈수록 넓어져 가는 지금은


얼마큼 볼 수 있어야 밝은 눈인가?


들은 만큼 가슴 아파져도


서툴게 해명하는 피곤한 삶의 하루


까치 소리는 오늘도 우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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