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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 2012.10.20 01:20 조회 수 : 3378 추천:3

 

부산에는

 

영화 친구의 배경으로 나왔던 동네가 있습니다

 

 

구멍가게에서 낯장 연탄도 팔고, 봉지 쌀도 팔던

 

부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달 동네 ...

 

 

Bad case of  loving you 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면서

 

영화 친구의 준석이와  동수가  

 

 

책가방을 옆에 끼고 굴다리를 통과해 

 

육교 위를 달리던 그 하꼬방  동네 ...

 

 

 범일동 ...

 

 

피난시절 교통부가 있던 자리라고

 

교통부라고도 불리우던 바로 그 동네 ...

 

 

저는  그 범일동  아래 마을 즈음에서

 

사춘기를 보냈습니다

 

 

그 때 그 시절 ...

 

 

극장에 가면 무대 아래

 

좌우로 반공 방첩, 가운데는 탈모 라고 붙어 있는

 

 붉은 색 격문을 보며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경건하게 일어나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대한 뉘우스에서는 "대책없이 낳다 보면 나라 꼴이 거지 된다!"고

 

산아제안 캠페인을 하고

 

 

'기대하고 고대하시라 개봉박두!'의 예고편이 상영 되었지요

 

 

한편 여로가 온 국민을 울리던 시절의 흑백 TV에선

 

아마도 크리넥스와 코텍스 광고가 처음으로 선보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성교육 부재로 인해 순진했던 저는

 

중학교 졸업할 때 까지 생리대가 뭐하는 건지도 몰랐습지요

 

엄마도 이모도 대답을 안해주길래 말이지요 ㅡ..ㅡ

 

 

또한 그 시절은 라면 쫄면 우동 짬뽕 짜장 야끼만두 등  

 

분식의 시절 이었습니다

 

 

쌀이 부족하다 보니 학교에서 보리 쌀 섞었나 안섞었나 도시락 검사도 하던

 

혼식의 시대 이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참 우습지요?ㅎㅎ

 

 

아무튼 그 때 그 시절

 

 

저는 아사히 펜탁스에 이어

 

또 한번의 인생의 결정타를 맞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전축이었습니다

 

 

아직 오디오로 진화하기  이전의 전축  ...

 

 

공무원 살림이라 결코 유복하고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습니다만은

 

해군 출신의 아버지가 수로국의 해양관측선 선장이셨던 관계로 

 

 

미국으로 30년된 새 배(?)를 인수하러 다녀 오시면서  

 

Rca Victor 포터블 전축을 사다 주셨거든요

 

 

지금 대학 다니는 딸 자식 둘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두명 등록금에 용돈에 스마트 폰 두 대도 버거운데

 

 

그 특전은  아무래도 제가 무녀 독남이다 보니 가능한 일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전축은 미제 답게 꽤 크고 두터운 하얀색 커버로 덮힌

 

LP 플레이어 였습니다

 

 

그러니까 그 때 당시로 보자면 소니 워크맨이었지요

 

 

안방에 있던 독수리표 전축은

 

거의 장식장 수준의 가구였고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배호, 김추자, 나훈아, 남진 , 하춘화, 최 희준,

김 상희 그리고  패티 김 등의 레코드가   

 

안 방에서 독수리표 전축의 바알간 불빛 아래서 돌아갈 때 

 

 

저는제 방에서  Rca 전축으로 팝송을

 

듣게 되어  버렸던 것입니다

 

 

비츨즈,  클리프 리차드, 사이몬 앤 가펑클, 레너드 코헨,  그리고 등 피터 폴 앤 메리 등의  팝송과

 

클래식, 재즈, 불루스, 탱고 등 아버지가 사다 주신 수십장의 원반을 접하며

 

 

음악에 눈을 뜨게, 아니 귀를 열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 이후로 저는 아폴로 11호 달 착륙 기념 우표 전지 10장을 포함한

 

재산 목록 1호 우표 책을 친구에게 팔고 (이늠이 중대 사진과를 갔어요 미달로 ㅋㅋ)

 

 

엄마한테 각종 사기를 쳐 띁어낸 용돈으로

 

판을 사모으기 시작했지요

 

 

(제대하고 버릴 때 보니 한 삼천장 정도 ㅠ..ㅠ )

 

 

성음사 그리고 국제 레코드의 라이선스 음반들 ...

 

 

돈이 없을 때는 육교 위에서 팔았던 빽판도 몇 장씩 사모았던 것 같습니다

 

 

동네 형들 찾아 다니며 영어 가사의 뜻을 물었으나

 

제대로 답해 주는 이 아무도 없었고, 

 

세광 학생 음악 백과 사전의 번역으로는 무언가 부족하여

 

 

 '밥을 씹어 남의 입에 먹이는 것과 같아 때로 구토를 유발한다'는

 

번역의 길에 저는 스스로 일찌감치 뛰어 들어야만 했습니다

 

 

이제 바둑판을 복기하듯

 

지나간 세월들을 돌이켜 보니

 

 

영문학을 전공 한 것도 뭐 별다른 깊은 뜻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순전히 팝송 가사를, 그 심오한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함 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유대인이면서 유대인이기를 거부했던 레너드 코헨의

 

사랑과 미움의 노래(Songs of Love and Hate)와 그의 메세지 들은 

 

 아주 오랫동안 저의 화두 였지요

 

 

그리고 한국의 코헨  조 동진 ! 

 

 

작은 배, 겨울비, 나뭇잎 사이로, 행복한 사람 ...

 

 

지금 보아도 앨범 자켓 사진, 너무 멋집니다

 

 

가삿말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요즈음은 한 장씩 두 장씩 옛날에 버렸던 LP 판들을

 

 속죄하는 심정으로 다시 회수 하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 방 턴테이블에는 조 동진이 까맣게 누워 있군요

 

 

나도  그런 사진 한번 찍어볼 수 있을려나? ㅎㅎ 

 

 

행여 댁에 낡은 오디오 시스템 있으시다면

 

턴테이블이 있으시다면

 

그냥 외로이 두지 마시고

 

 

아날로그의 따스함을 한번 느껴 보세요 

 

추억과 함께 말이지요

 

잊었던 기억들이 새록 새록 되살아 날 것입니다

 

 

낡은 앨범을 꺼내 그 옛날 흑백 사진들을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테고요 

 

 

저는 요즘 이런 저런 사정상 사진 동호회 가입해 놓고도

 

아직 연장을 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가볍게 생각했는데,

 

박하님이 전문가용 안사면 안 끼워 준다고

 

보통 구박을 주는 게 아니군요 

 

 

누가 좀 말려 주세요  ㅠ..ㅠ 

 

 

남자의 3대 로망

 

 

자동차, 오디오, 카메라 ... 여자는 빼고...

 

 

이제 마지막 고비를 맞이 하는 모양입니다 ㅎㅎ

 

 

이른 새벽에 씁니다  

 

 

가시는 분들, 좋은 꽃 담아 오시고 

 

계시는 분들, 따뜻한 날 맞이 하세요

 

 

특히 파란하늘님, 기부스 잘 풀고 얼른 나으시고

 

호세님은 잘 다녀 오셔서 입신의 경지를

 

다시 보여 주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가장 수고 많으신 회장님은 '오늘도 무사히!' 하시고

 

은하수님도  행복한 출사 이시기를요 ...

 

 

그리고 모든 님들, 몸과 마음 평안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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