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농사 조금 지은 것 수확한답시고 동면까지 선언하고 그 좋아하는 해국과 바위솔 출사도 함께 못하였습니다.
해마다 약 100여만 원의 경비를 들여서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지만 단 한 푼어치도 파는 것 없이
이곳저곳 선물하고 택배로 부치다 보니 수확이 적게 날 때는 모자랄 때도 있답니다.
특히 플로마가 마음에 걸려 성의로 조금밖에 못 보내드렸는데
여러 회원님께서 이구동성으로 "맛있다, 잘 먹었다"고 말씀하시는 인사를 받다 보니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맛있게 드신 모든 회원님에게 감사의 큰절 올립니다. 작은 것 하나도 소중하게 여기고 감동하며 훈훈한 정을 나누는 분들이 함께하는 곳,
그래서 저는 플로마가 참으로 좋답니다.
출근길, 미군 부대 담장에서 똑딱이로 담아본 담쟁이덩굴입니다.
담쟁이덩굴이 아래로 뻗어 가는 연유
가연/정진용
보았네, 알았네!
담장 오르기의 명수 담쟁이덩굴의 신비로운 몸부림을!
오르지 못할 곳이라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마음 비우고 빨판 디딜 수 있는 아래로 가는 것을!
원줄기는 하나다.
다른 줄기가 가는 길은 방해하지 말고 비켜가라
공기뿌리 담장에 디딘 줄기 속에서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 자양분의 굉음이 들린다.
못난 인간들에게 퍼붓는 야유와 질책의 쓴소리도 들린다.
그 굉음과 소리는
태양의 빛과 공기와 바람
구름과 비가 만들어 낸 차갑고 따스한 기온과 물이
땅속의 유기물과 하나 되어 요동치며 돌고 도는
지상 명령이요 자연의 순리와 섭리다.
은근과 끈기, 인내와 용기, 생명 부지의 지혜를 일러준다.
줄기와 잎사귀들이 언제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동시 다발적으로 알린다.
그 명령에 충실하게 따른 수많은 줄기와 잎사귀들!
이제 저토록 새빨갛게 물들어 제 갈 길로 가야만 하는
그들의 포효는 그야말로 탈출 감회다.
나약하고 무지한 인간들을 일깨워 주는
대자연의 신비로움이요 큰 가르침이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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