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춥다 추워!
왠 넘의 날씨가 한 번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더니 풀릴 줄을 몰라?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심한 고뿔로 된통 혼이 난 처지라 가능한 외출을 삼가하고 집에만 있으려니
참으로 답답하다.
지루함을 달래보고자 교보문고에 들러 수필집도 두 권이나 샀지만 나보다 훨씬 세상을 짧게 산 젊은 스님의
글이 양에 차지 않는다.
이래 저래 군것질만 자꾸하고 운동량이 부족하니 똥배만 부풀어 오르는 것 같다.
이건 아니야. 내가 뭐 겨울잠 자는 곰이야? 방에만 쳐박혀 있게.
그래 여강이나 함 다녀오자.
카메라 가방을 꾸리는 것을 본 마눌님
"이 추위에 또 어딜 나가게? 하필이면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 나가냐구"
"한파주의보가 내렸으니 나가는게지.상고대는 영하 15도는 돼야 멋있게 피거든."
"몰라. 감기 운운하면서 사람 귀찮게나 하지마!"
새벽 5시부터 설쳐 여강가에 도착하니 7시. 아직 깜깜한데도 부지런한 진사님들로 일출포인트 등 좋은자리는
북적거려 삼각대 세울자리도 없다.
점차 날이 밝아오며 물안개 짙게 피어오르는 여강주변은 온통 하얀나라로 바뀌어 버린다.
일출사진만 사진이더냐
일출사진을 포기하고 강바닥으로 내려선다.
키 작은 바짝 마른 풀포기에서부터 덩치 큰 나무에 이르기까지 서리꽃이 활짝 피어 환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어디를 어떻게 돌아다녔는지 무엇을 어떻게 담았는지 촬영에 몰두하다보니 훌쩍 세시간이 흘렀다.
흩어져버린 일행 네사람을 불러 모았다.
모두들 흡족한 얼굴이다.
해장국으로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선다.
"아이~ 추워.오늘 날씨가 이리 추웠나?"
"그러게, 카메라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딩굴때는 추운 줄도 몰랐는데"
"그럼 이제 추운 날씨 외출 때는 카메라를 매고 다날까?"
"와 하하하"
La Vida Es Bella(인생은 아름다워) / Ea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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