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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야 2022.06.28 17:25 조회 수 : 140

한라산은 당일 산행이 충분하지만 이번엔 비행기표가 여의치 않아 전날 제주로 넘어가 산행을 했습니다.

 

전엔 대피소에서 컵라면을 팔아 점심 걱정 없이 다녔지만 지금은 전 구간 음식을 구할 방법이 없어 물과 행동식을 충분히 챙겨야하고 정상 구간은 예약제로 사전 예약은 필수입니다.

 

한라산은 윗세오름 코스로 영실, 돈내코, 어리목 3개의 코스가 있고 백록담을 보는 정상 코스가 관음사, 성판악 2개의 코스로 총 5개의 등로가 있습니다.

윗세오름 코스야 짧지만 정상 코스는 20키로 정도이니 사전 준비를 잘 해야합니다.

 

성판악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하는데 안개에 이슬비가 내립니다.

언제나 그렇듯 천천히 느림보 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해 안개와 비로 주변을 살피지도 못하고 어느 새 사라오름 분기점에 닿았습니다.

사라오름을 들려야하나 고민도 하기 전 몸이 자동 반사로 사라오름을 향해 올라가고 있더군요.

사라오름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아무도 없습니다.

산정호수 그 분화구에 안개와 이슬비까지 더하니 으스스한 분위기에 오래된 데크를 걸을 때마다 삐걱삐걱 효과음까지 박자를 더하여 기묘한 분위기를 만끽하였습니다.

 

그렇게 사라오름을 돌아보고 카메라를 꺼내 꽃을 살피기 시작합니다.

설악산엔 이노리나무가 있고 한라산엔 윤노리나무가 있지요.

키가 그리 크진 않지만 오래된 윤노리나무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꽃을 피우며 사라오름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윤노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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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오름에 윤노리나무와 함께 검노린재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노린재나무는 보라색 종자가 달리고 검노린재나무는 검은 종자가 달립니다.

잎의 주맥을 중심으로 가장자리가 올라간 형태로 v자 모양의 잎이 노린재나무와 다릅니다.

 

검노린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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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예는 내륙에서도 잘 찍지 않는데 비까지 내리는 산행에서 왜 때문에 찍었을까요?

습관적으로~

 

함박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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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자생하는 왕매발톱나무는 꽃도 잎도 큰데 한라산에 자생하는 섬매발톱나무는 외성으로 잎도 꽃도 매발톱나무에 비해 작습니다.

대신 삼출로 나는 가시는 어마무시하지요.

 

섬매발톱나무 BandPhoto_2022_06_28_11_25_34.jpg

 

색이 옅은 분홍색 병꽃나무를 만납니다.

6월 한라산을 다니며 붉은병꽃나무일까? 소영도리나무일까? 궁금해했지만 정작 자세히 살핀 적이 없습니다.

꽃받침이며 잎 뒷면의 털 여부를 관찰합니다.

결정적으로 잎 뒷면의 맥 위에 누운 털이 빼곡하니 붉은병꽃나무입니다.

 

붉은병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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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괴불나무를 찾아보지만 보이는 것은 죄다 홍괴불나무입니다.

어쩌자고 많이도 폈습니다.

한참을 올라 1,700고지쯤 오르니 흰괴불나무가 나타납니다.

이런~

꽃이 아직이네요.

꽃만으로는 구분이 어렵고 흰괴불나무는 잎에 털이 거의 없고 잎 뒷면이 백색이며 꽃자루가 보다 깁니다.

흰괴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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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괴불나무는 개체 수가 엄청납니다.

홍괴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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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 유난히 참빗살나무와 보리수나무가 많습니다.

야릇한 향기를 뿜는 보리수나무와 긴 산행을 함께합니다.

참빗살나무, 보리수나무는 꽃보다 열매가 더 예쁘지요.

보리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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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네가 왜 거기서 나와?

한라산엔 정상 부근에 자생하며 기부잎만 발달하고 줄기 잎이 거의 없는 이른범꼬리, 잎이 줄기를 완전히 감싸고 외성인 눈범꼬리 그리고 잎이 피침형으로 가늘고 긴 가는범꼬리가 자생하는데 늦깍이 눈범꼬리 한 포기가 반겨줍니다.

 

눈범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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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작은 꿩의다리 종류가 피어있는데 자세히 살피진 않았지만 자주꿩의다리로 추정됩니다.

자주꿩의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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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자생하는 섬남성을 닮았는데 한라산 높은 곳이니 둥근잎천남성이겠지요?

천남성 종류에 관심을 두지 않아 잘 모릅니다.

 

둥근잎천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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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노리재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섬노린재나무가 따로 있던데~~

 

검노린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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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산벚지나무도 꽃이 다 지고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꽃이 일찍 졌나봅니다.

 

산개벚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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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해야할 민백미꽃이 우중충합니다.

안개도 그렇지만 고사된 구상나무가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만듭니다.

한라산의 깃대종이자 특산종인 구상나무는 기후 탓인지 60% 이상 고사된 상태이고 눈향나무, 시로미 등도 위기입니다.

뿐만아니라 산철쭉과 털진달래도 제주조릿대에 밀려 또한 위기입니다.

 

민백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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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를 보기 어려운데 줄기가 드러난 모습입니다.

시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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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병꽃나무의 흰꽃이 피는 개체를 흰병꽃나무라 부르고 사촌인 골병꽃나무의 흰꽃이 피는 나무는 흰골병꽃나무라 부릅니다.

윗세오름 코스에도 흰병꽃나무가 있지만 이곳엔 제법 많은 개체가 있습니다.

 

붉은병꽃나무(흰병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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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엔 탐라산수국 외에 귀한 성널수국이 있고 넌출성인 등수국과 바위수국이 있는데 산행에서 본 것은 모두 등수국이었습니다.

등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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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이 구불구불 사스레나무는 가을철 노란 단풍의 주인공이지요.

사스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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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는 우리 특산종으로 구과의 색으로  붉은구상, 푸른구상, 검은구상으로 부릅니다.

구상나무~검은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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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오르니 댕댕이나무가 나타납니다.

꽃도 열매도 보이지 앟습니다.

가뭄으로 꽃을 피우지 못했는지 일찍 폈다가 졌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댕댕이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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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가까워지니 눈항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눈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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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오니 바위미나리아재비도 남아있습니다.

많이 본 님이지만 그래도 반갑습니다.

 

바위미나리아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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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정상 부근에 올라서야 구름떡쑥이 나타납니다.

꽃은 7월 중순 이후에나 피겠지요.

개체수가 작아 아쉽습니다.

저 꽃을 맘껏 보려면 또 비탐 구간을 서성여야겠네요.

 

구름떡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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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엔 가시엉겅퀴와 바늘엉겅퀴가 있는데 바늘엉겅퀴가 더 늦게 개화됩니다.

바늘엉겅퀴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어딘가에 있을텐데~

 

바위미나리아재비 &  가시엉겅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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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한라설앵초 한 포기가 예쁘고 귀엽게 피어있습니다.

반갑기 그지없지요.

한라설앵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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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가까이 달해서야 귀한 섬쥐손이 한 포기를 만납니다.

사국이질풀과 헷갈려했던 꽃입니다.

사국이질풀에 비해 잎이 더 깊에 갈라지고 정상 부근에 자생합니다.

 

섬쥐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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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꽃 유사종 중 아직 못 본 꽃이 좀양지꽃입니다.

6월 11일 현재 이 상태이고 완전 정상 부근이니 좀양지꽃으로 추정됩니다.

 

좀양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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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털제비꽃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정체를 확실히 알지 못하는 꽃입니다.

시기가 늦어 그나마 꽃잎이 상한 상태이지만 산펴봅니다.

꽃의 형태는 노랑제비꽃인데 육질의 잎에 털이 많습니다.

일본에 자생하는 구름제비꽃은 잎에 털이 없고 광택이나고 꽃잎 안쪽 측판에 털이 없다는데~

구름제비꽃의 설명과는 꽃도, 잎도 일치되지 않습니다.

 

남들이 부르는대로 구름털제비꽃이라 불러야할지~

 

노랑제비꽃 변이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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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의 흰젖제비꽃이나 흰들제비꽃처럼 무리지어 있지않고 하나씩 피어있습니다.

흰제비꽃은 고산종입니다.

 

흰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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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부근에서 또 줄기가 드러난 시로미를 만납니다.

바닥을 기지만 확실히 목본이 맞네요.

 

시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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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가 다 벗겨졌는데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비, 바람과 눈 속에 묻혔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눈향나무 대단한 생명력입니다.

눈측백나무, 눈잣나무와 더불어 설악산에 약간 개체들이 서식하지만 한라산 높은 곳엔 아직 많은 개체의 눈향나무가 있습니다.

 

눈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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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도착해 들쭉나무를 살펴보는데 많은 개체들 중 꽃을 달고 있는 것이 보이질 않습니다.

일찍 폈다가 졌는지, 꽃을 피우지 못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저 한, 두개 꽃을 본 것으로 만족합니다.

 

들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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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열매를 달고있네요.

시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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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빠르게 하산합니다.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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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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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의 한라설앵초를 만납니다.

꽃잎 가장자리에 거치가 생긴 꽃잎 변이가 특별히 더 예뻐보입니다.

비슬산, 신불산, 천황산, 재약산, 가야산 등에서 설앵초를 봤지만 이런 변이는 한라산에서만 나타나고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내륙 남쪽 고산 습기가 많은 곳에 자생하는 설앵초와 잎만 조금 다른데 별도의 종으로 따로 구분하더군요.

 

한라설앵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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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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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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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하다 예상치 않았던 귀한 꽃을 만나게되면 기분이 참 좋지요.

아직 화기가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양지바른 곳에 한라꽃장포가 피어있습니다.

꽃장포도 남획으로 귀하고 숙은꽃장포는 자생지가 두어곳으로 더귀하고 한라꽃장포는 자생지 내 개체수는 풍부하지만 제주까지 와야하니 귀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한라꽃장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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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털큰앵초로 따로 이름이 있었던 큰앵초도 아직 남아읺습니다.

큰앵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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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 꽃을 4월 말부터 봤는데 아직 꽃이 잘 피어있네요.

신기합니다.

마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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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길에서 한, 두개체씩 만난 흰땃딸기 무리를 만납니다.

땃딸기는 바닥을 기는 포복지가 있는데 흰땃딸기는 포복지가 없습니다.

꽃 만으로는 땃딸기, 흰땃딸기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한라산 높은 곳에만 자생합니다.

 

흰땃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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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잎종덩굴도 필 준비를 하고있습니다.

 

세잎종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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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릉과 장구목이 능선이 한 눈에 보이는 용진각을 지나

삼각봉 근처까지 내려오니 이제 고산 꽃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스쳐지나며 꿩의다리가 보이는데~

제법 큰 외형으로 산꿩의다리겠지요?

 

산꿩의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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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병꽃나무가 아닌 투톤 칼라의 붉은병꽃나무를 만납니다.

살짝 색이 섞인 것들을 얼치기라고 치부하던데 저는 얼레지나, 앵초, 솔나리 등의 꽃들에 순백보다 살짝 색이 가미된 파스텔톤이 더 좋더군요.

 

붉은병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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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엔 개족도리풀이 제법 많습니다.

 

개족도리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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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산행을 마무리하여 관음사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관음사 도착 전 제주에 사시는 꽃친님께 왔노라하고 저녁 식사 함께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시간을 허락하시고 또 제가 회를 즐기지 않기에 조림 집으로 안내하였습니다.

그렇게 맛난 저녁을 먹고 계산하려고 내민 카드를 빼앗고 기어코 본인 카드로 계산을 하십니다.

그리고 비행기 시간이 남은 것을 알고 한라수목원으로 데려가 이것저것 어두운 시간까지 안내를 해줍니다.

매번 도움만 받으니 그 고운 마음 씀씀이에 고맙고도 미안합니다.

 

이렇게 여정을 마감하고 다시 7월의 한라산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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