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귀개를 담은 습지에서
병아리난초를 찾아 산을 오른다.
뻐꾹채 이상헌님이 어딘가에 전화하면서
우리를 병아리난초가 있는곳으로 이끄신다.
한 30여분을 올라 거의 산정상에 다다를즈음
오른쪽 절벽을 열심히 관찰하신다.
그곳에 병아리난초가 있단다.
그런데 언뜻 봐서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손으로 가르키면서 확인시켜주니 그제서야 보인다.
정말 작은꽃이다.
가냘픈 꽃대에 제멋대로 달려있는 병아리들!
정말 어떻게 담아야할지 모르겠다.
정상에 불어치는 바람에 하염없이 흔들리고
어미 잃은 병아리마냥 이리저리 중구난방으로 돌아치니----
군기반장 애비 장닭이라도 와서
일렬로 세워주었으면 이쁘게 담을텐데---
그래도 이쁜놈 한놈이라도 어르고 달래서
새까만 작은 눈에 눈맞춤하고 담아본다.
어이해 병아리들이 이 높은곳까지 왔을까?
아까 해안절벽에서 만난 어미 닭의난초들이 이곳으로 피신시켰나?
그곳의 위태로운 상황을 알고 피신시켰음이 틀림없다.
피신시키려면 좀 더 안락한 장소로 피신시키지.
좀 안타깝다.
그래 어미들이 있는 그곳은 아마도 올해 못넘길것 같던데
이곳 척박한 산정상 절벽이라도
굳건히 자리잡고 잘 살거라.
내년엔 내 얼굴 알아보고 좀더 정렬된 모습으로 반겨주렴.
나도 너희들 좀더 이쁘게 담아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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