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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발/엄의호 2011.09.27 12:39 조회 수 : 469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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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험히도 산다.

울 동네 서산동네 동문동 그 넓은 마당을

팔십은 족히 되었을 노인네가

바퀴도 부실하고

부실한 바퀴만큼이나 부실한 무릎을 가지고

빈 박스 고물 주으러

하루 죄~앵~일 가을날 고추잠자리 맹키로 맴돈다.

이제 오그라질대로 오그라져

삐쩍고른 울 막내 초딩 5학년 짜리보다 작아진 몸집으로

몸집보다 많이도 못싣고

조금씩 죄~앵~일

비척걸음한다.

 

젊었을 적엔 한 미모했을것 같은디...

모자 푹 눌러쓴 모습이

쫀심깨나 피우고

남자 가슴 꽤나 울렸을 모습인디

 

분홍장구채가 왜 떠오르는지...

아니 분홍장구채 보면서

그 할머니가 왜 떠오르는지...

 

절벽에 간신히 붙어서

꽃을 피우고

기껏 맺은 씨앗들은

저 깊은 낭떠러지로

저 깊은 강물로

모다 떠나보내고

그리 많지 않은 빛으로

곱게

그려~ 무지 고운 분홍빛으로

핀 꽃

그기 난 참 좋다.

울 엄니 같아서 좋고

이쁜이 할머니 같아서 좋다.

 

할매여~ 아프지 마소~

엄니여~

아프지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