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땅끝마을 요양원에 입원해 계신 어르신 문안 갔던 길에
담아왔습니다.
꽃에만 신경쓰다 보니 전초를 놓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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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 날!
아버지 어머니
가연/정진용
두견이 한나절 울어대는 앞산 소나무
뒷산 산 살구나무에는 분홍색 살구꽃 흐드러지게
피는 곳
동리를 휘돌아 감는 실개천에는 송사리 떼
꼬리 칠 때마다 잔물결 일렁이는 곳
내 고향 양지바른
텃밭 언저리 잔디 지붕 아래
지금도 아버지께서 여생을 보내신답니다
어머니는 수많은 세월을
노인성 류머티스성 관절염으로
앓아누워서 골방을 지키시다
오래전 어느 하늘 아래 좋은 집 분양받으셨습니다
3남매 낳아 남부럽지 않게 기르시고자
안간힘 아끼지 않으셨던 장하신 우리 어머니
그 몸 의지할 곳 어디인지 불편하시지나 않으신지
봄꽃 피고 아지랑이 피어오른 옛날
어머니가 농사지신 그 밭 옆길을
어머니 등에 업혀 지나가노라면
기다렸다는 듯이 산새들이 지저귀며 반겨주었지요
어머니의 체중에서 전해오는
온기가 가슴속 깊이 스며들어
어느새 내 눈시울에는
방울방울 그리움 맺혀 흘러내린 답니다
인생의 긴 여정을 오직 3남매 뒷바라지하셨습니다
지금은 다 자라 어미 품을 벗어난 새들처럼
이젠 아버지 어머니 곁에는
멀리 지평선을 벗어난 자식밖에 없습니다
어머니!
칠순 때 제 등에 업히시고
한없이 우셨죠
어머니가 흘리신 눈물의 큰 뜻을
자식은 아직도 다 알지 못한답니다
저희가 그 눈물의 참뜻을 알 수 있는 날은
제 자식들에게 그 눈물을 제가 보여줄 때일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제가 편히 모셔야 할 텐데
사는 게 죄라며 핑계를 대야 하는
제 마음 이해하셨을는지!
건강하세요. 오래 사세요
가신 지 오래되셨어도
아직 제 마음에는 두 분 제 옆에 계신 것 같습니다
두 분 제가 다시 모실 날 기약하며
평소 좋아하시던 순댓국 사드린 후
제 등에 어머니 업고
아버지 뵈러 고향 갈 날 있을 겁니다
아버지 좋아하시던 재첩국 맛있게 끓여서!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 오늘도 무척 바쁜 날!
짧게 짧게 댓글 달아도 벌써 오전 10시 10분
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ㅎㅎ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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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2012.05.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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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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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
2012.05.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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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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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2012.05.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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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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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12.05.0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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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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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夫南基
2012.05.0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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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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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채/이상헌
2012.05.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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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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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지
2012.05.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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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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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비
2012.05.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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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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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
2012.05.0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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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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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석
2012.05.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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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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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2012.05.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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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11 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