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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2.05.08 10:01 조회 수 : 282 추천:8

 

지난 주말에 땅끝마을 요양원에 입원해 계신 어르신 문안 갔던 길에

담아왔습니다.

 

꽃에만 신경쓰다 보니 전초를 놓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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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 날!

아버지 어머니

                                  가연/정진용

 

 

두견이 한나절 울어대는 앞산 소나무

뒷산 산 살구나무에는 분홍색 살구꽃 흐드러지게

피는

 

동리를 휘돌아 감는 실개천에는 송사리 떼

꼬리 칠 때마다 잔물결 일렁이는 곳

 

내 고향 양지바른

텃밭 언저리 잔디 지붕 아래

지금도 아버지께서 여생을 보내신답니다

 

어머니는 수많은 세월을

노인성 류머티스성 관절염으로

앓아누워서 골방을 지키시다

오래전 어느 하늘 아래 좋은 집 분양받으셨습니다

 

3남매 낳아 남부럽지 않게 기르시고자

안간힘 아끼지 않으셨던 장하신 우리 어머니

그 몸 의지할 곳 어디인지 불편하시지나 않으신지

 

봄꽃 피고 아지랑이 피어오른 옛날

어머니가 농사지신 그 밭 옆길을

어머니 등에 업혀 지나가노라면

기다렸다는 듯이 산새들이 지저귀며 반겨주었지요

 

어머니의 체중에서 전해오는

온기가 가슴속 깊이 스며들어

어느새 내 눈시울에는

방울방울 그리움 맺혀 흘러내린 답니다

 

인생의 긴 여정을 오직 3남매 뒷바라지하셨습니다

지금은 다 자라 어미 품을 벗어난 새들처럼

이젠 아버지 어머니 곁에는

멀리 지평선을 벗어난 자식밖에 없습니다

 

어머니!

칠순 때 제 등에 업히시고

한없이 우셨죠

어머니가 흘리신 눈물의 큰 뜻을

자식은 아직도 다 알지 못한답니다

 

저희가 그 눈물의 참뜻을 알 수 있는 날은

제 자식들에게 그 눈물을 제가 보여줄 때일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제가 편히 모셔야 할 텐데

사는 게 죄라며 핑계를 대야 하는

제 마음 이해하셨을는지!

건강하세요. 오래 사세요

 

가신 지 오래되셨어도

아직 제 마음에는 두 분 제 옆에 계신 것 같습니다

 

두 분 제가 다시 모실 날 기약하며

평소 좋아하시던 순댓국 사드린 후

제 등에 어머니 업고

아버지 뵈러 고향 갈 날 있을 겁니다

아버지 좋아하시던 재첩국 맛있게 끓여서!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 오늘도 무척 바쁜 날!

   짧게 짧게 댓글 달아도 벌써 오전 10시 10분

   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