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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4.04.11 00:07 조회 수 : 228
 뒷동산에서 만난 할미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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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요동 없는 공간을 세상이라 칭하고
빛 따라 움직이고 어둠 따라 잠든 세상

명암을 번 가르며 울고 웃던 작금에서
봄날을 기다리며 겨울을 참았었네!

수 없이 지워진 흔적 없는 세월 속에
사연도 많았었네! 많이도 웃었네!
힘든 일도 많았었지! 많이도 울었었지!

스쳐 간 인연 속에 미운 정도 많았어라!
떠나간 인연 중에 고운 정도 많았어라!
한 번 맺은 인연들은 아름답게 빛났지만
입은 신세 태산이요! 갚은 은혜 별로 없네!

아직도 못다 한 일 헤아릴 수 없건마는
수족에 힘이 없고 백발이 성성하니
어이할꼬! 어이할꼬! 이제는 어이할꼬!

우물쭈물 보낸 세월 땅을 치며 통곡하고
내 이럴 줄 알았다며 인제 와서 후회해도
부질없고 바보 같은 무모한 짓이기에

하염없이 흐르는 미련한 이내 눈물
긴긴 밤 지새우며 달래 봐도 소용없네!

비워라. 비워라. 이제는 비워라!
그것이 숙명이고 이것이 인생이다.